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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편지지★/가슴에 새겨지다(영화리뷰)

[영화 슬로리딩] 클래식


 


클래식 

2003.01.30. 개봉 132분

장르 : 멜로/로맨스

감독 : 곽재용

출연 :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Daum 영화 공식 줄거리> 




우연히, 우연히, 우연히...

그러나... 반드시

추억을 나르는 순백의 로맨스
때론 정답대로 풀리지 않는...

가끔은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언제나 사랑은 '우연'을 가장하고 찾아온다!!

우연히...우연히...우연히, 불현듯 다가온 사랑!!
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손예진)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조인성)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들갑스런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지혜의 편지로 맺어진 수경과 상민이 가까워지면서 지혜는 괜한 죄의식에 상민을 멀리 하려 하지만, 우연하게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오래 전, 사랑은 이미 시작되었다...
한편, 아빠를 일찍 여읜 지혜는 지금은 해외 여행 중인 엄마 주희와 단둘이 살다. 엄마의 빈자리를 털기 위해 다락방을 청소하던 지혜는 우연히 엄마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주희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비밀 상자를 보면서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들려온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조승우)는 그곳에서 성주희(손예진)를 만나, 한눈에 그녀에게 매료된다. 그런 주희가 자신에게만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해온다.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주희와의 약속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집안 어른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쓴다.

운명이 던져준 또 한번의 인연
편지를 대신 써주며 사랑이 깊어간 엄마와 자신의 묘하게도 닮은 첫사랑. 이 우연의 일치에 내심 의아해하는 지혜는 상민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만 간다. 하지만 이미 친구의 연인이 되어버린 그를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데...




 <영화 예고편> 






 <영화 OST> 












<영화 명대사>


우산이 있는데 비를 맞는 사람이 어디 저 하나뿐인가요?

*

창밖을 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귀를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눈을 감아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희미한 달빛이 샘물위에 떠 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일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더욱 가슴 아픈 일은
그 사람에게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느끼는지
차마 알리지 못하는 일입니다.





SlowReading~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 그만큼 ‘비’란 매개체가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비를 통해 주희와 준하가 사랑을 키웠고 비를 통해 지혜와 상민이 사랑을 확인했다.





하지만 황순원의 <소나기>는 모두가 알다시피 해피엔딩이 아니다.





지혜의 어머니인 주희의 사랑이 그랬다. 주희의 사랑은 가슴이 아프기만 했고 끝끝내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건 두 사람의 사랑이 변해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이토록 어울릴 수가 없었다. 사랑이 아니라고 하고 싶을 만큼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웠으나 너무도 슬펐고 아팠다.





파병에서 돌아온 준하와 다시 만나는 장면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클래식’이란 이 영화의 대표 주제곡이  자전거탄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인 것은 대표 명대사가  “우산이 있는데 비를 맞는 사람이 어디 저 하나뿐인가요?”인 것은 그 두사람의 사랑이 끝끝내 결실을 맺기 때문이다.


우연처럼 만난 연극반 선배 상민. 그 두사람은 강한 이끌림으로 서로를 의식한다. 영화 마지막에 그 두 사람은 만날 수 밖에 없었던 인연이란 것이 드러난다. 마침내 주희와 준하의 사랑이 이루어진 것이다.





클래식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개인적으로 ‘태수’였다. 그의 순수성과 헌신은 나를 매혹시키기 충분했다. 주연은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었다!

위 사진에서 멍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이 ‘태수’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런 질문이 들었다. “운명의 사람은 존재하는가?”


개인적으로 운명론을 믿던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은 운명론에 깊은 공감을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만큼 이렇게 깊고 짙은 운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사랑할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삶을 돌이켜보면 내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 전의 삶은 내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달려왔고 내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나서는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려 지금에 이르렀다.




클래식은 소나기 같은 영화다.


처음 조금씩 내리는 비에 몸이 조금씩 젖다가 어느 순간 쏟아지는 비에 홀딱 젖고 다 내린 후에는 이미 젖어버린 몸에서 물이 뚝뚝 흐르지만 맑아진 하늘이, 풍경이 보인다.


첫사랑의 아련하고 가슴 아픈 로맨스를 보고 싶다면 운명처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가 보고 싶다면 영화 <클래식>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