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바다
2016.04.12. 개봉 110분
장르 : 다큐멘터리
감독 : 김지영
출연 : 정우성 (내레이션 역)
<Daum 영화 공식 줄거리>
사라진 20분, 벗어난 경로
바다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8시 30분경과 8시 50분경으로 사고 발생 시간에 대한 진술은 엇갈리고,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데이터는 각기 다르게 기록되거나 사라졌다.
과학적인 분석과 자료 수집, 4년간의 치밀한 조사로 오직 팩트로만 아직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그날을 추적한다.
잊을 수 없는 '그날', 모든 걸 알고 있는 '바다'
증거에 증거로 답해야 할 것이다!
<영화 예고편>
*아래의 글에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 4. 16. 그날.
그 날의 일을 담담하면서도 치밀하게 파고드는 <그날, 바다>
정부가 발표한 AIS 항적도에는 이상한 점들이 너무도 많다. 애초에 디지털 자료를 두 번에 나누어서 발표한 것부터 이상했다. 하지만 김지영 감독과 다큐멘터리 팀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 항적도를 파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정부가 발표한 항적도 외에도 해군의 자료라든지, AIS가 아닌 다른 레이더 자료라든지, 두라에이스호 선장의 인터뷰 내용이라든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수집하여 활용한다. 그 결과 정부가 발표한 항적도 대로 세월호가 곧게 항해한 것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항해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그재그’로 항해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그재그’로 항해한 원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생존자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것을 이야기했다. 그 중 하나가 좌현으로 돌아가는데 배가 좌측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일단 후자의 증언을 가지고 전문가를 찾아가 자문을 듣는다. 전문가는 외부에서 무언가 끌어당기는 힘이 있지 않고서는 좌현으로 도는데 배가 좌측으로 기우는 것은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사실은 대부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왼쪽으로 급회전을 하면 몸은 오른쪽으로 쏠리게 되어 있다. 그 힘이 강해지면 차는 오른쪽으로 뒤집히지 왼쪽으로 뒤집히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에서 좌측 끝을 잡아 당기는 힘이 있다면, 가능하다.
또한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다. 두라에이스 선장이 말한 침몰 장소와 정부가 발표한 침몰 장소가 달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사고 발생 시점인 8시 50분이 아니라 8시 30분에 한 번의 큰 충격이 있었다는 것. 정부는 분명 천천히 기울었다고 했으나, 배의 기울기가 급격하게 기울었다는 증언들이 그것이다.
김 감독과 다큐팀은 인천에서부터의 세월호 행적을 차근차근 따라가 본다. 지그재그 항해는 사고 발생 장소 근처뿐만 아니라 8시 30분의 증언을 포함하여 두어 번 더 있었다. 그런데 지그재그 뿐만이 아니라, 속도도 왔다갔다 한다. 어느 때는 천천히 갔다가 어느 때는 또 급히 속도를 내었다. 그런 의문 투성이의 항해가 있은 뒤, 마침내 그 곳에 다다랐다. 세월호는 정부가 발표한 대로가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갔다.
김 감독과 다큐팀은 진실된 침몰 장소를 찾아낸다.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3D기술을 활용한 결과. 두라에이스호 선장이 언급한 그곳이 맞았다. 정부가 발표한 것보다 병풍도에 바짝 가까운 곳에서 세월호는 침몰했다. 그래야만이 생존자들이 본 풍경과 두라에이스호 위치와 모양이 꼭 들어맞게 된다. 두라에이스호 선장의 말이 맞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침몰 장소를 굳이 바꾼 것일까. 왜 사고 발생 시점도 바꾼 것일까. 왜 AIS항적도를 조작한 것일까. 왜 거짓 투성이 그 항적도를 중요 증거라고 말하는 것일까.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다.
모든 퍼즐이 하나로 맞추어 질 때 드러난 진실 하나
김감독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평소 그런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알려 주었다고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놀라운 발견이다. 그만큼 얼토당토하지 않은 생각이 아니라, 매우 그럴 듯하며 신빙성이 매우 높은 생각이다.
영화 <그날, 바다>의 결론은 내려졌다. 하지만 그렇다면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는다. 왜 일부러 좌측 앵커를 내렸던 걸까. 왜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섬에 붙어 항해를 한 것일까. 왜 그 사실을 조작하면서까지 세월호의 행적과 속도 모두를 숨기려고 하는 것일까. 왜 바다로 뛰어들라는 그 한 마디면 많은 사람들이 살았을 것인데 왜 그런 방속은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던 것일까. 왜 해경은 선원들을 먼저 구조를 한 것일까. 왜 대통령은 7시간 혹은 7시간 반 동안의 행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일까. 왜 어째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
세월호,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는
이 영화를 계기로 한 번 더 세월호가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 우리는 아직도 싸워야 한다. 세월호는 더 이상 세월호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월호는 우리 나라의 정체성이 되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야만이 안심하고 우리 나라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최근 일본에 수출된 세월호에 관한 노래를 올리며 갈무리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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